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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이프(Life)/건강 기록

[금주 기록] 금주 4일차 - 숙취, 통풍, 개다래

by 카레유 2020. 6. 27.

2020년 5월 7일.

영원한, 완전한, 예외 없는 금주를 시작했다.

오늘은 4일차다.

(2020.5.10)

 

금주를 시작하고 맞는 첫 일요일 아침!

눈을 뜨는데 몬가 느낌이 이상하다.

 

숙취가 없다.

 

무슨 금연, 금주 성공담처럼

드라마틱하게 몸이 가벼워졌어요! 세상이 달라보여요!

이런게 아니라,

 

그냥 딱

말 그대로

숙취가 없다.

 

원래 금요일 저녁, 토요일 저녁은 기다렸다는듯이 사람들을 만나 진탕 마시고

거의 하루를 날리다시피할 정도로 늦게 일어나서 골골대기 마련이었는데,

오늘 아침은 아무렇지도 않다.

 

 

'타는듯한 목마름이 없고,

깨질 것 같은 두통이 없고,

토할 것 같은 울렁거림이 없다.

지금 바로 하루를 시작할 수 있다.'

 

 

이게 정상인데,

너무 오랜만의 정상이라 어색하다.

하지만 언제 그랬냐는듯 점점 정상에 익숙해질 것이다.

 

우리 몸은 생각보다 적응력이 빠르다.

 

하지만 바꿔말하면 작은 유혹에도 흔들기 쉽고,

한 번의 예외에도 쉽게 적응할 수 있다는 말이다.

 

마음의 문을 살짝 열고 고개를 빼꼼히 내미는 순간,

댕강!

 

목이 날아가고 말 것이다.

끝이다.

 

아무리 작은 유혹이라도 눈길조차 주면 안된다.

단 한번의 예외도 절대로 허용해선 안된다.

 

 

'몸의 건강을 되찾고,

정신의 건강을 되찾고,

내 인생을 되찾을 것이다.

그리고 다시는 빼았기지 않을 것이다.'

 

 

눈을 뜨고 일어나

샤워를 하고, 커피를 내리고,

블로그(금주일기)를 쓰기 시작한다.

 

가슴 속 깊은곳에 티클만큼 작은, 뜨거운 무언가가 느껴진다.

글을 써내려갈 수록 그 뜨거운 무언가가 점점 커진다.

의지가 불타오르기 시작한다.

 

오늘 하루, 왠지 느낌이 좋다.

해낼 수 있을 것 만 같다.

반드시 해낸다!

 

금주일기 포스팅을 완료하고

산책을 나선다...는 핑계고ㅋㅋ

 

20분쯤 걷다가 짬뽕에 탕수육을 후딱 헤치웠다.

 

 

어디선가 운동이 금주에 좋다는 이야기를 들은 것도 같아서,

2시간을 내리 걸었다.

 

다리가 아프고, 허리도 아프고,

무엇보다 목이 너무 마르다.

 

시원한... 무언가가 필요하다.

 

근데 갑자기 눈앞에 이런게 똿.

 

 

산책 중에 만난 낮술 파는 치맥집

 

또다시 찾아온 위기.

운동이 금주에 좋다고 누가 그랬나...

땀 흘리고 마시는 맥주 맛을 모르는 자의 말이 분명하다.

 

나는 시방 위험한 짐승이다.

 

대체재가 필요하다.

이 미친 갈증을 채워줄!

이 유혹을 이겨낼!

무언가가....

 

 

있다!

 

맥주집 바로 옆에서 발견한 아이스크림 가게!

 

서둘러 한입 베어문다.

천천히 핥아 먹으며 즐길 여유 따위는 없다.

목줄기를 타고 넘어가는 아이스크림의 시원한 촉감이

온몸 구석구석에 퍼져나간다.

아...시원하다...

 

뜨거운 여름날 에어컨 빵빵한 은행에 들어갔을 때 보다 더 시원하다.

몸만 시원한게 아니라, 마음까지 시원하다.

나라는 존재 자체가 쿨해진 느낌이다.

역시 난 쿨가이!

 

 

산책 중에 만난 항구,

주차?주선?된 배들이 이쁘다.

 

아이스크림 파워로

2시간 가량을 더 걷고 집에 돌아와 쉬고 있는데,

 

발가락에 희미한 통증이 느껴진다.

 

통풍이다.

 

정확한 진단을 받진 못햇지만,

요산 수치와 통증의 부위, 형태로 봤을 때 통풍이 맞는 것 같다.

 

술과 고기가 원인이라는 것 같은데,

확실히 술을 많이 마시면 다음날 찌르는 듯한 고통이 느껴졌었다.

 

하반신에서 뜨거운 열감이 느껴질 때가 종종 있는데,

이 것도 통풍 때문이 아닐까 추측해본다.

 

아직 금주 4일째이지만,

확실하게 증상이 완화되는게 느껴진다.

 

이 참에 술도 끊고, 통풍도 완벽하게 치유하고 싶은 마음에

주변에 통풍을 심하게 앓고 계신 분에게

상세하게 문의를 드려 보았는데,

 

"개다래 먹고

통풍의 ㅌ자도 모를 정도로완벽히 나았다."

 

라고 하시는게 아닌가!

 

통풍 때문에 고기도 못 드시고(술은 원래 안 드심)

잘 걷지도 못하셨던 분께서

완치가 되셨다니!

 

바로 인터넷 검색에 들어갔다.

 

확실한 의학적, 과학적 근거가 있는 건 아니지만,

통풍에 효험이 있다는 글들이 다수 존재했다.

 

술로 담가 먹기도 하고, 차로 마시기도 하고,

다양하게 먹는 방법이 있는 것 같은데

 

나는 그냥 먹기 편하게 환 형태로 된걸 질렀다.

 

한 입에 털어넣고, 물과 함께 꿀꺽 꿀꺽했다.

과연 효과가 있을까?

 

일단 한두달 정도 꾸준히 먹어보고

실제로 효험이 있으면 금주일기를 통해 공개하도록 하겠다.

 

운동도 했고,

개다래도 먹었고,

시원하게 샤워도 했고!

 

이제 맛있게 저녁을 먹을 차례!

 

 

역시 집밥이 최고

오늘도 맘스터치 텐더4조각을...

테이크아웃해서 쌈싸 먹었다.

 

꿀맛!

치킨 같은 것도 통풍에 안 좋다는데...

조만간 끊어야지ㅋㅋㅋ

 

저녁을 맛있게 먹고

유튜브 보고 놀다가 잠자리에 누웠는데,

 

기억은 잘 안 나지만,

희미하게 미소를 짓고 있었던 것 같다.

 

'오늘도 성공했으니까,

그리고 내일도 성공할꺼니까,

나는 점점 내 인생의 주인이 되어가고 있으니까!'

 

오늘도 이렇게

소중한 네 번째 금주 성공의 하루를 쌓아 올려본다.

 

내일도 화이팅하자!

 

2020년 5월 10일.

영원한, 완전한, 예외 없는 금주 성공!

오늘은 4일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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