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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이프(Life)/건강 기록

[금주 기록] 금주 5일차 - 인생이 길어졌다.

by 카레유 2020. 6. 27.

 

2020년 5월 7일.

영원한, 완전한, 예외 없는 금주를 시작했다.

오늘은 5일차다.

(2020.5.11)

 

금주 시작 후 출근하는 첫 월요일이다.

(지난주는 출장을 다녀왔었더랬다)

 

일요일 밤엔 항상

월요일이 오지 않길 바라며

정신을 잃을 때까지 과음을 하곤 했다.

 

월요일 아침에 눈을 뜨면,

숙취로 울렁대는 무거운 몸을 이끌고 지하철을 타곤 했는데,

 

'오늘 아침은 아무렇지도 않다.

지하철에서 책도 읽었다.

놀랍다.'

 

너무나 익숙한,

그러나 결코 적응 되지 않던

지긋지긋한 숙취,

 

매번 반복되는 후회와

지키지 못할 다짐들

 

끝이다.

 

이제 다시는 알콜이라는 약물에 잠식당해 인생을 허비하는 일은 결코 없을 것이다.

 

맑은 정신으로 오전 업무를 마치고,

점심시간에는 근처 공원에 가서 산책을 즐기고,

턱걸이도 몇개 했다.

 

예전이라면 해장해야한다며 폭식을 일삼고

잠에 취해 해롱해롱 대며 보냈을 점심시간이다.

 

1. 술을 끊으면서 맑은 아침이 생겼고,

2. 술을 끊으면서 해장이 필요 없는 점심이 생겼고,

3. 술을 끊으면서 생산적인 저녁시간이 생겼고,

=> 술을 끊으면서, 인생이 더 길어졌다.

 

산책을 즐기고 왔더니,

커피가 없이도 오후 시간이 나른하지 않다.

 

가뿐하게 오후 업무까지 마무리하고

퇴근하는 지하철에서도 책을 읽었다.

 

출퇴근 약 2시간 동안

책을 읽어낸 것이다.

 

이 정도 속도라면 일주일에 두권 정도는 거뜬할듯 싶다.

 

집에 도착해서 저녁을 먹는데,

내 자신이 대견하고 자랑스럽다.

앞으로 펼쳐질 생산적인(?) 날들이 기대되고 설레인다.

 

 

천천히 저녁식사를 즐기고,

설거지를 하고 뒷정리를 한 후엔

산책을 나선다.

 

 

밤 산책. 저녁 식사 후 즐겨보는 여유

밤 조명을 받은 산책길이 영롱하다.

저녁 때 산책을 해본게 언제인지

기억도 나지 않는다.

 

이제 당연한 일상이 될 것이다.

저녁 산책과 운동.

그리고 독서.

 

이런 저런 생각들을 하며,

산책을 마치고 집에 돌아가는 길에

시원한 음료나 사갈겸 들린 마트.

 

 

방심했다.

음료 코너에는 술 코너도 같이 있는 것이다.

 

그러나 나는 벌써 금주 5일차다.

예상 못한 돌발 상황에 당황하긴 했으나,

이 정도에 당할 내가 아니다.

 

난 금주 5일차니까!

 

 

주스,

탄산수와 탄산음료,

그리고 약간의 주전부리로 마트 쇼핑을 마무리 했다.

 

이런 것들도 안 먹으면 좋을테지만,

당분간은 허용하기로 했다.

난 그럴 자격이 있다.

 

난 금주 5일차니까.

오늘도 이렇게 성공했으니까.

그리고 내일도, 모레도, 영원히 성공할거니까.

 

2020년 5월 11일.

영원한, 완전한, 예외 없는 금주 성공!

오늘은 5일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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