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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이프(Life)/건강 기록

[금주 기록] 금주 2일차 - 금주 실패의 연결고리

by 카레유 2020. 6. 27.

2020년 5월 7일.

영원한, 완전한, 예외 없는 금주를 시작했다.

오늘은 2일차다.

 

금주 2일차의 기록

 

회사에서 자주 술을 함께 마시던 차장님께 선언했다.

 

"차장님 저 이제 금주 합니다"

 

놀라시는듯 하면서도, 또 시작이냐는듯,

응원해주시는듯 하면서도, 한편으론 아쉬워하시는듯

무엇보다 과연 가능하겠어?하는 눈치셨다.

 

설레였다.

 

나는 확실하게 금주할꺼니까,

모든 사람이 놀랄 정도로 하루아침에 딱 끊을꺼니까,

그리고 다시는 쳐다도 안 볼 꺼니까,

이제 다시는 한방울의 알콜도 허용하지 않을 거고,

이제 다시는 아주 작은 예외도 허용하지 않을꺼니까,

'나는 이제 내 인생, 내 삶의 주인이 될꺼니까.'

 

과거에 술을 끊었을 때의 기억을 되살려보면,

술 생각이 나는 레파토리는 대략 아래의 3가지로 압축된다.

 

1. 뱃속 상태

: 저녁이 다가오면서 배가 고파질 때 + 삼겹살/회/치킨/파전 등 술생각 나는 음식을 먹을 때

 

2. 정황 상태

: 금요일 저녁, 데이트, 모임, 여행 등이 있을 때

 

3. 기분 상태

: 업무나 관계 등에서 스트레스를 받을 때 + 기쁘거나 축하할 일이 있을 때

 

 

보통 저녁이 다가오면서 배가 고파지면,

약속을 잡고 싶어지고 맛있는걸 먹으며 한잔하고 싶어진다.

특히 스트레스를 받았거나, 터프한 하루를 보냈다면 이런 생각이 더욱 간절하다.

이미 잡힌 약속(모임이나 데이트)이 있거나 여행 중이라면 술을 안 먹는게 더 이상할 정도다.

 

그러나 이런 생활을 계속하다보면, 매일 매일 별일 없어도 술을 곁들이게 되고,

마시는 양이 점점 늘어나게 되고, 결국엔 멈출 수 없게 된다.

 

'이제 멈춰야 한다.

그러기 위해선 이 연결고리를 끊어내야 한다.'

 

 

각각의 케이스에 대해 나름대로 대응책을 세워두고,

해당 상황이 발생했을 때 지체 없이 실행에 옮길 수 있도록 사전에 준비해 두어야 한다.

방심하다간 당할 수 있다.

 

 

기본적으로 나의 대응 전략은 아래의 3가지 정도로 압축 된다.

 

1. 일단 먹자!

: 지금 당장! 망설이지 말고! 충분히 먹어서 배를 채워버린다!

(단, 술 파는 식당은 금물! 집에 술을 둬도 안 된다!)

 

2. 탄산으로 채우자!

: 그래도 적적하면 탄산수/음료를 벌컥벌컥 가슴으로 들이킨다!

(내 경우에 탄산수는 스트레스 해소에도 큰 도움이 되었다)

 

3. 일단 눕자!

: 샤워를 즐기고, 침대에 누워 버리자!

(취침모드로 전환! 밖에 나갈 가능성의 스위치를 꺼버린다)

 

 

보통 이렇게 배를 채우고, 아쉬움을 달래고, 취침모드로 전환하면

어찌어찌 하루씩 버텨낼 수 있었던 것 같다.

 

그렇게 며칠이 몇주가 되고, 몇주가 몇달이 되면

점점 술 생각이 나지 않게 되고 술을 마시지 않는게 더 자연스러운 상태가 되는 것 같다.

 

'그렇게 만들어야 한다.

그렇게 만들 것이다.

 

그래서 오늘 저녁은

술을 팔지 않는 곳에서 곱배기로 식사를 즐기고,

집에 돌아와 원없이 수박을 베어물며 그야말로 배를 찌졌다!!!!

 

그리고 샤워하고 바로 누웠다.

 

이렇게 오늘 하루도 성공했다.

 

2020년 5월 8일.

영원한, 완전한, 예외 없는 금주 성공!

오늘은 2일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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