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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 언어, 문화(History, Language, culture)/역사 잡학

[욕의 유래] 화냥년, 호로자식 어원 - '병자호란'은 잘못된 유래?

by 카레유 2015. 11. 8.

화냥년

서방질(다른 남자와 정을 통하는 짓)을 하는 여자를 속되게 이르는 말


호로자식(호로새끼)

막되게 자라 교양이나 버릇이 없는 사람을 얕잡아 이르는 말




이 두 말의 유래는 아래와 같다고 합니다.

(급하신 분들은 포스팅 맨 밑으로 가세욤^^;;)




/* 임진왜란이 끝나 광해군이 왕이 되고, 세월이 흘러 1623년... */


-광해군의 조카였던 '이종'은 군사를 이끌고 '인조반정'을 일으킨다



능원군(이종) : "광해군아~ 이제 그만하고 내려와! 내가 왕좀 해먹어야겠다!!!"

*능원군(이종)은 선조의 손자로, 광해군의 조카가 된다



광해군 : "헐... 내가 이렇게 무너지다니..."



- '인조반정'으로 광해군은 결국 제주도로 유배를 가게되고, 인조가 왕이 된다 -



인조 : "이제 내가 왕이다~캬캬캬"



- 근데 1616년, 여진족들이 모여 후금이라는 나라를 세우고, '황비홍'들을 양성해 오고 있었다.




인조 : "후금? 별거 없어 그냥 개무시해~"



후금 왕(홍타이지) : "모 임마? 너 내가 그냥 가만 있으니까 가마니로 보이니?"



인조 : "오랑캐 놈들이 떠들어대니, 어디서 개가 짖는거 같네ㅋㅋㅋ"



후금 왕(홍타이지) : "너네 쿵푸 맛좀 볼래? 황비홍 출격하라!!!"



- 1627년 1월, 후금은 '광해군의 복수'를 명분으로 '정묘호란'을 일으켜, '황비홍' 3만명을 앞세워 쳐들어온다.



인조 : "헐 오랑캐 놈들이 왤케 쎈거야!!! 일단 강화도로 튀자"



- 조선군은 후금한테 말그대로 '탈탈' 털린다...



후금 왕(홍타이지) : "많이 묵으따 아이가~ 이제 걍 항복하지?"



인조 : "야 그래도 우리가 명나라의 아들 나란데... 항복은 좀 그렇고 화약을 맺자"



(후금 입장에서도 3만명 밖에 안 델꼬 와서 후방이 좀 불안했던 상태)



후금 왕(홍타이지) : "오키, 대신 너네 이제 날 형이라고 부르도록!"



인조 : "아 형님! 이미 형님이신걸요~ 그럼 조심히 돌아가세요~"



후금 왕(홍타이지) : "그래 아우야~ 수고해! 짜이찌앤"



- 1627년 3월, 전쟁은 2달만에 끝나고, 양국은 '형제맹약'을 맺게 된다.(물론 후금이 형!)



- 이후, 후금은 '청'나라로 이름을 바꾸고 황제를 칭하며, '명나라'도 거의 다 죽여놓는다...



청태종(홍타이지) : "야 조선! 이제 너네 아우 그만 하고, 내 아들해라!"



인조 : "아 근데 저는 이미 아버지가 있는데요?"



청태종 : "아버지? 누구? 명나라? 게네 이미 거의 다 죽었어~"



인조 : "아 진짜 보자보자 하니까! 우리 아빠 아직 안 죽었거든??!!! 시끄러!"



청태종 : "헐... 모? 시끄러?? 너 약먹었니?? 너 아직 덜 맞았구나?!!!"



인조 : "그래 때려봐 때려봐~!!"



- 1636년 12월 28일, 청태종은 '황비홍' 10만명을 델꼬 조선으로 쳐들어오니,,, 이를 "병자호란"이라고 한다.



인조 : "임경업! 너가 '의주'쪽 담당이지? 근처 '백마산성'에서 오랑캐 놈들 못쳐들어오게 철통 수비해!"

*백마산성은 고려시대에 강감찬이 쌓은 산성으로, 임경업이 다시 쌓았음. 평안북도 의주 부근에 있다.



임경업 : "신, 임경업! 목숨을 걸고 오랑캐들을 막아내겠습니다!!!"



      




- 그 당시 전쟁은 대체로 공성전 느낌임. 한쪽은 성을 지키고, 한쪽은 성을 깨는 형세...



- 근데, '황비홍' 들이 축지법으로 백마산성 옆으로 그냥 지나가버림.

*실제로는 기병들이었습니다. 말타고 그냥 초스피드로 서울로 달려갔다고 합니다.



임경업 : "잉? 모가 지나갔냐?"



병사들 : "헙!!! 제네 청나라 애들 같은데요?"



임경업 : "근데 제네 왜 안 싸우고 그냥 지나가냐?"



병사들 : "그냥 바로 서울로 가려나본데요?"



임경업 : "헐?!!! X돼따!!! 빨리 서울로 연통 보내!!! "



- 1637년 1월7일, 열흘만에 청나라는 개성 근처까지 도착함.

*별동대는 이미 한양에 도착했다고 함




신하들 : "전하!!! 큰일 났습니다요! 청나라 애들이 축지법을 써서 벌써 개성까지 왔다고 합니다!"



인조 : "잉? 임경업이가 막기로 했잖아????"



신하들 : "그게 그냥 지나쳐 갔다는데요?"



인조 : "잉? 요즘 누가 전쟁을 그렇게 해???"



신하들 : "황비홍들은 축지법을 써서 원래 그렇다는데요?"



인조 : "아놔 환장하겠네!!! 야 바로 강화도로 튀자!"




- 근데 이미 주변까지 청나라 군대가 당도했다는 연통이 날아듬




신하들 : "이미 강화도로 가는 길이 막혔다고 합니다요ㅠㅠ"



인조 : "아놔 그럼 어케?!! 그럼 급한대로 남한산성으로 가자!!!"



- 1637년 1월 9일, 인조는 병사들과 함께 '남한산성'으로 들어가서 방어를 시작한다"



   



- 나름 '최종병기 활'을 쏘며 방어해보지만, 황비홍들의 쿵푸를 막기에는 역부족...

*영화 '최종병기 활'은 병자호란을 배경으로 한 영화입니다.



청태종 : "야!!! 너 숨어있는거 다 보이거든? 더 맞기 싫음 걍 항복하지?"



인조 : "아 이대로 끝인건가..."



- 1637년 2월 22일, 59일만에 인조는 결국 항복하고...



- 1637년 2월 24일...




청태종 : "넌 좀 혼나야겠어. 맨발로 '삼전도'까지 걸어오도록!!!"



- 엄동설한의 추위에 인조는 '남한산성'에서 '삼전도'까지 끌려나온다...(직선거리 약 8Km)

*현재 서울 송파구 석촌동 일대로, 그 당시엔 잠실이 섬이었음. 현재 석촌호수에 '삼전도비'가 있습니다.









청태종 : "경치 좋은데다가 내 자리좀 만들어봐~"



- 삼전도에 높은 탑을 쌓아 청태종의 자리를 만들고, 그 아래 인조를 무릎꿇게 만듬.



    





청태종 : "나한테 세번 절하고, 한번에 세번씩 바닥에 머리를 찧으며 항복의 진정성을 어필해보도록!"

*이를 '삼배구고두례(三拜九叩頭禮)'라고 한다.



   

*사진 출처 : JTBC '꽃들의 전쟁'


* JTBC 꽃들의 전쟁 - '삼전도의 굴욕' 장면



청태종 : "아직도 명나라가 아버지로 보이니?"




인조 : "아니요..."



청태종 : "그럼 아빠~ 해봐!"



인조 : "아빠...ㅠㅠ"



- 결국 조선과 청나라는 군신의 관계를 맺고, 병자호란은 끝나게 된다...(당연히 청나라가...아버지, 조선은 아들)




- 근데 청나라는 돌아가면서 조선의 여자를 약 50만명 정도 데리고 간다...

*드라마 '추노'는 병자호란 직후, 도망친 노비들을 잡으러 다니는 내용입니다.




- 나중에 고향으로 돌아오게 되는데... 여자들 중에 임신한 상태로 돌아온 이들이 많았다.




신하들 : "전하... 청나라에 잡혀갔던 여인들이 돌아왔다고 합니다"



인조 : "고향(鄕)에 돌아온(還) 여자(女)들이라... 환향녀(還鄕女)들이로군...가엾은지고..."



신하들 : "이 환향녀(還鄕女)들이 임신을 하여 돌아온 경우가 많아... 정절을 잃었다고 하여 '이혼' 상소가 빗발치고 있습니다"



조선왕조실록 - 인조 18년(1640년) 9월 22일

- 청나라에 잡혀 갔다 돌아온 여자들에 대해 대신들과 논의하다

... 중략 ... 영의정 홍서봉이 의논드리기를, “장유가 살았을 적에, 아들 선징의 아내가 청나라에 잡혀간 것을 속바치고 찾아왔으므로, 그대로 다시 부부가 되어 조상의 제사를 받들게 할 수가 없다는 이유로 이혼시켜 주기를 청한다고 하였습니다... 중략 ...


한마디로 청나라에 포로로 끌려갔던 여인을 돈을 주고 데려왔는데... 

남편이란 사람들이...칠거지악이니... 정절이니 하면서 이혼시켜달라고 조르고 있다는 내용입니다.



인조 : "아 그럼... 임진왜란 때처럼 이태원으로 보내보는 건 어때?"

(이태원 관련 내용 포스팅 참고 새창열기)



신하들 : "근데 그게 좀 문제가..."




인조 : "뭐가?"



신하들 : "돌아온 여인들 중에 양반 출신도 많아서요... 청나라에 돈을 주고 데려온 여인들이 많습니다"



인조 : "잉? 이혼할거면서 모하러 데려왔대?"



신하들 : "남자쪽에서 데리고 온게 아니라... 여자쪽 부모님 들이 직접 데리고 왔다고 합니다"



인조 : "아 이거 곤란하네... 그럼 홍제원 연신내에서 몸을 씻고 오면 '면죄부'? 같은걸 내리면 어떨까?"



신하들 : "오오 역시 현명하신 처사이십니다"



- 현명하긴 개뿔...때는 조선시대! 고리타분한 유교적 세계관으로 똘똘 뭉친 답답한 시대임...-




인조 : "아 그럼 이혼은 허락하기 좀 그러니까, 첩을 둘 수 있게 해줘~. 만약 여자가 죽으면 첩이 정실 부인이 되는걸로다가~"



신하들 : "아 그럼 환향녀(還鄕女)들이 나은 아이들은 어케 할까요?"



인조 : "오랑캐 포로(胡虜)였던 자들의 아이(子息)라... 호로자식(胡虜子息) 들이로군..."





즉, 화냥년, 호로자식의 잘 알려진 유래는 아래와 같습니다.


화냥년 

- 병자호란 때, 청나라에 포로로 끌려갔다가 고향(鄕)으로 돌아온(還) 여자(女)들을 환향녀(還鄕女)라고 불렀던 데서 유래


호로자식 

- '환향녀' 들이 돌아와 낳은 아이를 오랑캐(胡) 포로(虜)였던 여자의 자식(子息)이라고 하여 호로자식(胡虜子息)이라고 불렀던 데서 유래 





그런데 이상한 게 있습니다...(반전!!!)



기록을 찾아보면,,, 아래와 같은 내용이 있습니다.



조선왕조실록 - 성종 3년(1472년) 7월 10일

예조에서 음란한 짓을 금제하는 조목을 기록하여 아뢰다

... 중략 ... 요즈음 들으니 음란한 여자가 ... 음란한 짓을 마음대로 행하여 ... 화랑(花娘)이라 칭하며 음란한 짓을 제멋대로 하니, 이를 금제(禁制)하는 조목을 뒤에 자세히 기록합니다. 

1. 화랑과 유녀가 음란한 짓을 하여 이득을 꾀하고, 승려와 속인(俗人)이 서로 즐겨 괴이하게 여기지 아니하니, 남녀의 도(道)를 어지럽게 하여 강상(綱常)을 훼손(毁損)하는 자는 소재지의 수령·만호·찰방(察訪)·역승(驛丞)으로 하여금 엄중하게 규찰하게 하여 범한 자는 범간율(犯奸律)2439) 에 한 등(等)을 더하여 논죄하고, 양가(良家)의 여자와 중[僧]은 잔읍(殘邑)의 노비로 영속(永屬)하소서.

... 중략 ...



- 한마디로, 화랑/화낭(花娘)이라는 여자들이 음란한 짓을 하고 다니니 벌하여 달라는 내용입니다...




근데 화랑/화낭(花娘)을 중국어 발음으로 읽으면 화냥(hua niang)이 됩니다.

(저 나름 HSK자격증 있는 사람 ㅋㅋ)




더 놀라운 점은 花娘은 그 당시 한국어 발음으로도 '화냥' 이었다는 점입니다.

(1527년 출간 한자학습서 '훈몽자회' 한자음 : 花 - '화', 娘 - '냥')




헛! 화냥 --> 화냥녀 --> 화냥년???!!!




그리고....위의 내용이 기록된 시기는...

병자호란(1636)보다 무려 150년쯤 전입니다.




즉, 병자호란 이전부터 '음란한 여자 / 기생'을 칭하는 말로 '화랑/화냥' 등이 사용된 것으로 보인다는 점입니다.



또한 병자호란 이후의 일이긴 하나,

중국어 학습서인 '박통사'를 번역한 '박통사언해'(1677)에 '화냥년'이라는 표현이 나오며,

이는 '花娘'을 번역한 것이었습니다.




혹시나 해서 제가 국어사전을 찾아봤습니다.




화냥년

- '화냥(花娘)'을 속되게 이르는 말


화냥(花娘)

- 서방질을 하는 여자

제 남편이 아닌 남자와 몰래 정을 통하는 여자


화랑(花娘)

- 노는계집(술과 함께 몸을 파는 일을 직업으로 하는 기생, 색주가 따위의 여자들을 통틀어 이르는 말)




일단 공식적으로 '화냥년'이라는 말은 '화랑/화낭(花娘)'에서 유래되었다는게 정설이며,

환향녀(還鄕女)에서 유래됐다는 것은 오히려 나중에 민간 구전으로 붙여졌다는게 학계의 입장인듯 합니다.




물론 말이라는 것이 변화무쌍하여 어원의 명확한 근거를 제시하기 어렵습니다만...



공식적인 기록물에서는 환향녀(還鄕女)라는 표현을 찾기가 어려웠습니다.

(조선왕조실록 외 지금까지 알려진 모든 문서 포함...)



진짜 사실은 아무도 모르겠지요^^;;;



하지만 분명한 것은...



우리의 선조들이 슬픈 역사를 겪었고,

이제 다시는 그런 참혹한 비극을 겪어서는 안 될 것이라는 점입니다...


감사합니다^^




/* 급하신 분들을 위한 내용 정리 */


※ '화냥년'의 어원에 대한 알려진 설들을 소개해 드립니다.(기존내용 포함)

  1. 정설 - '음란한 여자/기생' 등을 의미하는 화랑(花娘)에서 유래(중국 발음이 '화냥')했다는 설

  2. 가장 유명한 설 - 병자호란 때, 청나라에 포로로 끌려갔다 돌아온 여성을 일컫는 '환향녀(還鄕女)'에서 유래했다는 설

  3. 기타1 - 만주족 청나라 군사들이 겁탈한 조선 여인들을 만주어로 ‘Hayan(음탕한 여자)’이라고 했다는 데서 유래했다는 설

  4. 기타2 - ‘놈을 기르다’의 뜻인 ‘한양(漢養)’에서 유래했다는 설

  5. 기타3 - 여러명의 여자 무당을 찾아다니던 남자 무당을 '화랑이'라고 불렀는데, 여자에게 적용되면서 '화냥이'라고 한 것에서 유래

  6. 기타4 - '화냥질' 이라는 평안북도 사투리에서 유래했다는 설

  7. 기타5 - 아유카이 후사노신(鮎貝房之進)이라는 일본 사람이 '화랑고'라는 책에서서 신라의 '화랑'에서 유래했다고 했다가 개털림....ㅋㅋㅋ



※ 참고

호로자식 또한 병자호란과는 관련이 없다는게 정설입니다.

(물론 정설도 설이므로, 결코 Fact라고 단정 지을 순 없습니다!)


1. 설1: 병자호란 때 '환향녀' 들이 돌아와 낳은 아이를 오랑캐(胡) 포로(虜)였던 여자의 자식(子息)이라고 하여 호로자식(胡虜子息)이라고 불렀던 데서 유래


2. 설2 : 그냥 오랑캐에 빗대어 욕하는 말(병자호란 이전 부터 쓰였다는 설이 있음)

- 심지어 정조는 편지에 친필로 '호종자(胡種子)'라고 쓰며 '오랑캐의 종자'라는 뜻의 욕을 했다고 합니다.(조선왕조실록에도 종종 나오는 표현)

@호로(胡虜)

- 북방의 소수 민족을 이르는 말. 

- ‘외국인’을 낮잡아 이르는 말.


3. 설3 :  홀+의 자식 = 홀아비/홀어미 밑에 자라 버릇없는 사람

@호로자식

- '호래자식'의 비표준어

@호래자식

- 막되게 자라 교양이나 버릇이 없는 사람을 얕잡아 이르는 말

   유의어 : 후레자식, 호노자식(胡奴子息)




정말 열심히 공부해서 100% 수작업으로 정리한 내용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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